러시아 가드너의 부탁 ^^

일본평균 한 달에 한 번씩 다니던 일본을 최근 몇 년간 가지 못한 이웃이 며칠 전 다녀왔다.많이 달라졌어!경기도 좋아지고 분위기도 밝아졌고 물가도 안정적이어서 무엇보다 가게마다 사람이 넘쳐~

가게 인테리어도 많이 바뀌어 서빙이나 일하는 사람을 볼 수 없고 비대면 주문과 함께 식탁마다 싱크대와 수전이 설치돼~ 아무튼 배울 건 배워야 한다.서울보다는 경기가 좋아 보이더라.

러시아 가드너가 시킨거 사왔어.모든 것이 불안한 그 땅에는 귀중한 물건이다.전후 해외에서 생산된 물품 수급이 어려워 아쉬워하는 가드너에게 내가 구할 수 있다고 말한 지 두 달이 지났다.다음에 갖다줘야지.

구했다고 소식을 보내니 너무 기뻐.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를!3개를 다 쓰는 동안에도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더 구해줘야지!

샤프랑 볼펜 다시 사왔어.내가 제일 좋아하는 물건이야.대부분 브랜드의 샤프와 볼펜, 만년필은 모두 소장하고 있다.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물건이라는 것을 알고 친구가 주는 선물까지도 모두 필기구다.언제 다 쓸까?2023년 봄이 지나간다.아무것도 심지 않았어.매년 봄날이면 무언가를 심었다.그리고 기대했다.가을날 풍요로워질 거라고.추운 겨울을 배고프지 않게 보낸다며 모두 거짓말이었다.이제 나는 아무것도 예측하고 할 일을 하지 않기로 했어.내가 지금까지 해온 먼 미래에 무슨 일이 다 헛된 일이었다.1시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, 1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세상에 살고 있다.다 옛날이 됐어.봄에 열심히 심어두면 가을에 곳간에 넘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쓸데없는 일을 많이 했다.버려야 할 것은 이미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.그나마 아깝다며 아직 버릴 수 없는 물건. 연천에도 파주에도 서울에도 서산에도 오두막에서 양조장부터 음악실에서 온실까지 무언가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.그때의 즐거움과 열정, 경험, 추억만을 간직하자!매일 최선을 다해서 오늘을 살자! 잘 먹고, 잘 자고, 잘 놀고. 아무도 모르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자.그만큼 경제상황은 어렵다.